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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윌슨(Rich Wilson)은 처음에는 제트기 엔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했습니다. 2005년부터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상업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여러 미국 IT 기업의 유럽 진출을 성공시켰습니다. 특히, 금융 서비스 기술 기업이자 거래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소규모 헤지펀드인 볼큐브(Volcube)와, 최근에는 AI를 언어 분석에 적용하여 기업이 잠재고객 그룹의 감정을 이해하게 해 주는 오디언스 진단 업체 디비언스(Deviance)를 설립했습니다. 리치는 런던을 중심으로 IT 스타트업은 물론 정치, 젠더, TV, 음악 등의 분야에서 언어학 적용과 관련한 저명한 연설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AI 및 데이터 기업을 설립하고 지원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이력과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으로, 닷컴붐 동안 모토로라(Motorola), 홈베이스(Homebase), 오카도(Ocado) 등의 기업들의 첫 번째 온라인 스토어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커머스 분야를 알게 됐죠. 사무실 밖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아주 즐거웠으며 내가 IT를 사업으로, 사업을 IT로 전환하는 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언어 분석 분야에서 일하면서 주로 데이터를 다뤘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험을 계속하면서 헤지펀드를 설립하고 AI를 거래에 적용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설립한 디비언스는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는 인사이트를 AI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우리는 브랜드와 기업이 사람들이 실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이해하도록 지원합니다. 대규모의 대상 그룹에 대해서도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최근 40억 개의 단어를 분석했는데 그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업체는 제가 알기로는 저희밖에 없습니다. 브랜드는 잠재고객 그룹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시간 경과에 따라 해당 그룹을 추적하면서 그들의 태도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현재의 시점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에 대한 기업 지도자들의 최근 생각을 어떻게 보시나요?
아주 극단적으로 양분되어 있다고 봅니다. AI에 대해 아주 좁은 견해만을 갖고 AI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런 사람은 점차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AI는 우리 삶의 수많은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입니다. 사람들이 갈수록 많은 정보를 습득함으로써 AI의 기능과 한계를 잘 이해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디어는 여전히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보통 로봇 사진을 함께 내보내며 한정된 분야의 AI에만 주목하고 있죠. 오히려 흥미로운 AI 적용 사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간접적으로 AI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저는 운이 좋게도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최첨단에서 매일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서 흥미로운 것을 빨리 접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AI 채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달리 AI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업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의료 업계는 확실히 빠르게 AI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학계에 인맥이 있어서 이런 소식을 자주 접하는데, 제 지인 중 한 분은 AI를 활용해서 뇌졸중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주 놀라운 기술이며 대단한 기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이 아주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특히 AI를 이미징 분야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예측 기능이 매우 뛰어나서 이미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죠. 그리고 은행은 항상 이런 기술을 빠르게 채택하는 편입니다. 특히 백오피스 부문에서 그렇습니다. 헤지펀드에서 이를 실제로 목격했는데 금융 기관들은 순전히 컴퓨터 연산력을 활용해서 거래 관련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AI 및 데이터 분야의 건축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브랜드와 기업이 지금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비즈니스를 빠르게 단순화하는 목적으로 귀결됩니다. AI는 많은 업무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간소화하여 리스크 감소, 더 나은 규제 준수, 자원 문제 해결,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이끌어냅니다. 디비언스는 인사이트에 주력합니다. 기업이 더 빠르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획득하게 돕고 그 일정을 크게 앞당깁니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이트를 최대한 빠르게 확보하는 것입니다.
최근 수년간 AI 와 데이터에 대한 마케팅 담당자의 태도는 어떻게 변했나요?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데이터와 소재, 즉 크리에이티브를 대립항으로 두고 열띤 논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그런 논쟁은 거의 끝났습니다. 이제 똑똑한 사람들은 데이터가 정보를 주고 크리에이티브를 뒷받침해준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논쟁을 하지 않죠. 사실 크리에이티브 대행사들이 이를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설립했거나 관여했던 최고의 IT 기업들은 모두 인간과 기계의 알맞은 조화가 중요함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AI 와 같은 기술이 지금처럼 불확실한 위기 상황에 마케팅 담당자와 기업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한가요?
디비언스의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디비언스를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오디언스의 정서를 추적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는 지금까지 정확도 40%로 아주 부정확했는데, 가령 영어에서는 한 단어가 여러 의미를 지닐 수 있어서 한 가지 뜻으로만 분류할 수 없거든요. 디비언스는 여기서 94%의 정확도를 보이고, 정서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 업계의 경우, 사람들이 다시 여행을 한다면 그것이 언제, 그리고 어디가 될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면 이는 캠페인을 기획할 때 아주 귀중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AI가 반복 작업에 능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AI는 패턴을 포착하는 데도 아주 뛰어납니다. 질병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이해하고 질병의 발발을 예측하는 데 이러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코로나19 관련 데이터 모델링하는 것을 일부 들여다봤는데 아주 구식이었습니다. 현재 상황이 지나가고 나면 정부와 주요 관계자들이 힘을 합쳐서 대규모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최신화함으로써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 관련 법과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마케터와 기업이 개인 정보 보호와 맞춤화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소비자가 기꺼이 내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현재 상황과 관련하여 달라진 것이 있을까요?
이와 관련하여 현재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실 GDPR에는 지금 같은 상황에 적용되는 데이터 사용 면제 조항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일반 고객들 상당수가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경우 기꺼이 데이터를 공유할 것이다. 접촉자 추적 같은 작업을 위해서는 모두가 약간씩 개인 정보 보호를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영구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마케팅의 맥락에서 개인 정보가 갖는 이점을 잘 알고 있고, 기업은 그런 사람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타겟팅 목적의 데이터를 오래 보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보다 열린 마음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 애피어는 “전문가에게 묻다” 시리즈를 통해 AI, 디지털 마케팅, 데이터, 기술 등에 대한 업계의 다른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관심 갖고 즐겨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