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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칼럼] "자동화 통해 창출되는 시간도 잘 활용해야 의미있어"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는 기업들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줄임으로써 보다 의미 있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RPA에도 한계는 있다. 머신러닝(ML)과 인공지능(AI)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RPA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수년 동안 여러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들어 왔지만, RPA 도구들이 나타나 자동화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범용화 했다. 일선 작업자들도 이제 간단하게 끌어다 놓기 도구들을 활용해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인사 담당자는 휴가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매일 여러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이메일을 열어, 특정 정보를 추출하고, 취합해 보고서 형태로 특정 사람들에게 보내야 할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작업으로 두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RPA 도구를 사용하면 이메일 계정을 검색하고 관련 데이터를 추출해 보고서로 작성하는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함으로써 인사 담당자의 실제 개입 없이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인사 담당자는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RPA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매일 동일하거나 일련의 미리 설정된 절차에 따라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반복적인 업무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RPA를 적용할 수 있는 업무 분야는 다양하다. 그러나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까? 반복적인 작업들도 매일 여러 가지 변동사항으로 인간의 직관과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 RPA도 물론 각 단계에서 변수를 사용할 수 있다. 가령, 재무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서로 다른 회계코드나 금융회사를 변수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변수의 목록 자체가 매일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즉, 수시로 변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위 10개 암호화폐를 검토하는 보고서라면 어떨까. 또는 예산 부족에서 초과 지출로 옮겨간 예산 항목을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인 보고서라면 어떨까. 사람이 결정을 내리고 추가 매개변수나 변수를 검색에 추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RPA 도구들도 AI를 통해 우리 인간이 원하는 것을 배우고 스스로 질의와 행동을 제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RPA 루틴을 특정 업무에 제한하는 대신, 더 일반화하고 데이터에 맞춰 자동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많은 작업들이 비록 반복적이라 해도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인간의 통찰력과 숙고를 요구한다. 바로 이것이 차세대 RPA 도구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인간은 '또 무엇이 중요하고 흥미로운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쉽게 제시한다. RPA 도구는 AI를 통해 단순히 더 많은 변수를 쿼리에 추가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있다. AI는 RPA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 '또 뭐가 있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AI를 적용하면 RPA 도구들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한층 확장할 수 있다.
RPA에 데이터 및 AI 적용하기
비영리 AI 개발재단인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생성적 사전학습(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세 번째 버전인 GPT-3는 AI를 통해 인터넷 상의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활용하는 강력한 기술이다. GPT-3는 엄청나게 큰 신경망을 훈련시킴으로써 인간의 언어와 프로그래밍 언어 모두를 거의 인간에 가까운 성능으로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쌍의 법률 계약서와 일반 영어 문서를 제공하면, GPT-3는 일반 영어로 법률 계약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자동화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정교한 자동화는 데이터와 최첨단 AI를 활용하지 않는 고전적인 RPA 도구로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데이터와 AI가 가진 위력이 이렇게 드러남으로써 새로운 질문이 대두된다. RPA에서 AI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또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쉬운 예로 디지털 마케팅에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들 수 있다. 마케터들은 종종 고객 및 잠재고객에게 자동 이메일을 보낸다. 대상 목록을 취합한 뒤 이메일을 만들어 보내는 것이 RPA의 일반적인 활용 사례지만,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메시지를 최적화하면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즉, RPA에 AI를 적용함으로써 마케터들은 개인화된 메시지로 고객을 더 잘 공략할 수 있고, 나아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차세대 RPA의 성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시작될 것
이것은 충분한 양의 데이터와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보낼 것인지에 대한 모델을 생성할 수 있는 강력한 분석 도구를 갖춰야만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업 부서 관리자와 IT팀 간에 보다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RPA를 적용할 분야를 함께 식별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인간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언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좋을지 가설을 세우곤 했다. 이제는 AI를 활용해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한 뒤 재조정을 통해 다음 캠페인은 훨씬 더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RPA는 자동화 측면에서 이미 상당한 이점을 제공했지만, 차세대 RPA는 AI와 머신러닝 활용으로 최적화를 구현하여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속도가 더 빠른 자동화가 아니라 더 나은 고도의 자동화를 의미한다. RPA가 확산됨에 따라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봇을 신속하게 소싱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구독모델을 통해 RPA를 구축해 전문가의 지원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조만간 'RaaS(Robotics as a Service)'의 등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려는 상황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업이 디지털화 할수록 RPA를 최적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상당할 것이다. 기업이 API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돼 접근이 가능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 및 기타 새로운 정보 저장소를 개발함에 따라, RPA 도구에 접근을 허용해 최적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자동화로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지만,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화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사업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인 만큼 가장 가치 있는 반복적인 프로세스를 타깃으로 삼아 자동화해야 한다. 사람들을 위한 계획도 세워 둬야 한다. 이전에 사람이 수행하던 작업을 자동화하면 해당 직원에게 새로운 역할이나 활동을 찾아줘야 한다. 자동화가 반복적이고 만족감이 낮은 작업을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화를 통해 창출되는 시간도 잘 활용해야 의미가 있다. 즉, 어떤 사람이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할 시간을 확보했다고 해도, 이들을 투입할 수 있는 더 가치 있는 일 자체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 자동화를 잘 맞는 분야에 제대로 구현하면 비즈니스 이익도 빠르게 실현할 수 있다. 차세대 RPA는 일상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AI를 통해 기회를 찾아 자동화를 최적화하고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더욱 발전해 갈 것이다. RPA에 신경망을 적용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 모두 더 나은 결과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지디넷코리아에 게재된 애피어 최고 AI 과학자 민선 박사의 기고입니다. 원 기고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