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이 좋을 때는 기업이 번창하기도 쉽다. 반대로 상황이 나빠지면 기업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마케팅 회복력을 향상시킴으로써 현재의 혼란한 상황을 꿰뚫어보고 그 다음에 닥쳐올 그 어떤 최악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 지금 세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빠져 있다. 만약 세계은행(World Bank)의 예측대로 올해 세계 경제가 5.2% 위축된다면,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깊은 불황이 될 것이다. 많은 기업들에게 이 시기를 잘 넘기고 나아가 사업을 성장시키는 일은 그 자체로 큰 도전이다. 따라서 비용 절감과 같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을 우선 취한다. 그러나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경제 상황, 특히 우리 기업이 속한 업계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토대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고객들의 변화하는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달라질 잠재고객 구성비율을 가늠하고 그 모두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마케팅 회복력을 갖추는 데 아래의 7가지 조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1. 데이터에 집중하라
시장과 고객 모두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이해하려면 데이터가 핵심이다. 항공기 조종사가 기상 변화를 점검하고 항로를 정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토대로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눈을 가리고 비행하는 것과 같다. 데이터 중심 접근 방식을 취하면 자사 및 타사(3 rd-party)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여 고객에 대한 360도 통합 프로필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면 고객이 누구인지, 현재 이들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그 정보를 토대로 보다 적절한 마케팅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는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하여 고객을 세분화하고 각 세그먼트별 미래 행동을 예측함으로써 보다 가치 있는 고객들을 우선 타겟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한결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고, 이는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커다란 힘이 된다.
2. 민첩성을 유지하라
민첩한 조직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이 민첩성의 핵심은 탑다운, 즉 상의하달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영진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즉각 마케팅 우선순위를 변경하는 등 바로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가령, 트레이닝복에 관심이 있었던 고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기 힘들어져 요가 매트 또는 필라테스 링과 같은 홈트레이닝 도구를 추가로 구매할 확률이 높다. 일반적인 운동복과 더불어 이런 트레이닝 액세서리를 함께 홍보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함으로써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고 매출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3. 마테크 (Martech) 도구를 점검하고 최적화하라
마케팅 기술(Martech) 도구를 잘 활용하면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지속적인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모든 도구가 현재의 시스템에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다양한 소스에서 발생하는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간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도 중요하다. 또한, 잠재고객 세분화로 정확한 타겟팅을 구현하여 각 세그먼트별 맞춤 마케팅 메시지로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멀티 채널 접근 방식을 구현하여 최적의 타이밍에 최적의 채널을 통해 잠재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인 마테크 도구의 필수 기능이다.
4. 마케팅 예산 우선순위를 정하라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마케팅 지출을 줄이고 싶은 유혹이 있을 수 있다. 마케팅 예산을 줄이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마케팅 노력을 줄이지 않는 브랜드들이 경제가 반전되기 시작할 때 더 큰 회복력을 보인다. 무조건 예산을 줄이기 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하여 더 효과적인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생애가치(LTV)가 높은 고객들을 최우선 공략해야 한다. 예측 기반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미래 행동을 토대로 LTV가 더 높은 그룹을 식별하고, 이들 그룹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집중해야 한다. 이처럼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고도의 개인맞춤형 캠페인을 생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의 지름길이다.
5. 고객 베이스를 확장하라
기존 고객을 분석하여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새로운 고객을 찾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AI는 기존 고객의 행동을 외부의 잠재고객 프로필과 교차 비교 분석함으로써 ‘유사고객(lookalike)’을 찾아내어 도달 고객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잠재고객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여 브랜드에 계속 머물러 활동에 참여하고, 나아가 구매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정보를 활용하여 비슷한 유형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고객을 찾을 수 있는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6. 디지털에 투자하라
팬데믹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어, 브랜드가 이들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디지털 채널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사이트에서부터 앱, 이메일, SMS, 메신저,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활용하면 여러 접점에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 고객별 통합 프로필을 구축하고, 전환 가능성 또는 총 생애가치와 같은 지표를 토대로 세분화한 다음 AI 도구를 통해 각 세그먼트별 가장 적합한 채널로 맞춤 타겟팅을 실현할 수 있다.
7. 로열티 프로그램을 강화하라
매력적인 로열티 또는 VIP 프로그램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소비 관점을 바꾸고 따라서 충성 고객으로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쇼핑을 물질을 탐닉한다는 죄책감으로 느끼기 보다 향후 구매 건에 대한 할인 또는 새로운 고객 경험으로 되돌려 받는 투자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 대체로 일반적이지 않은 로열티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소셜미디어 팔로우나 인플루언서 스타일의 언박싱 비디오처럼 단순 지출이 아닌 경험적인 보상이나 참여에 대한 보상의 형태가 효과적이다. 따라서 벽을 넘어서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되 핵심 메시지에서는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지출을 크게 줄이는 것이 단기적으로 도움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조건 예산을 절감하려는 전략 대신, 정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더 현명하게 예산을 집행함으로써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뿐만 아니라 위기 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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